사전의 편찬은 한 언어의 문화 전체를 하나로 집대성하는 큰 일로서 겨레의 자주적, 창조적 발전에 무엇보다도 긴요한 일이다. 《우리말 큰사전》을 필두로 하여, 《국어대사전》《새 우리말 큰사전》《연세 한국어사전》《표준국어대사c》등 국어학,언어학, 사전 편찬학, 전산 언어학을 바탕으로 한 우리나라의 사전 편찬의 역사는 근 한 세기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사전 자체에 대한 학술적 연구의 결집은 아직까지 든든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근래에 사전의 개념이 언어 정보학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사전과 사전 편찬은 새 세기의 학문적 연구의 대상으로 떠올라 새로운 학술적 관심과 각오를 요청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이루어진 사전에 관한 연구와 실천의 성과들을 기초로 삼아 우리 학계에 사전학 및 사전편찬학을 정보화시대에 걸맞는 참신한 학문으로 정립시키고자 한다. 우리는 오늘날의 사전 연구가 언어학, 국어학뿐 아니라 서지학, 문헌정보학, 전산언어학 등 여러 학문 분야의 학술적인 연대를 필요로 함을 알기에 상기 각 분야의 학자와 관심이 있는 모든 분의 참여를 기대하여 마지않는다.
우리는 현대 사전학이 전지구적 학문으로 정착된 사실을 중시하여 ‘아시아 사전학회’, ‘유럽 사전학회’, ‘북미 사전학회' 등 세계 학회들과의 조직적 유대와 교류를 통하여 첨단 학술 정보를 입수하고 국내의 연구 및 실천의 결과를 널리 알리는 일에도 적극 힘쓸 것이다.
마침 2001년 8월 8일부터 10일까지 연세대학교 언어정보개발연구원의 주관으로 아시아 사전학회 제2차 국제 대회가 열리는 기회에 한국인 참여자들끼리 따로 모여 "한국 사전학회" 창립 준비 모임을 가졌다. 이 모임에서 연세대 이상섭 교수에게 학회의 규약과 조직에 관한 일을 위임하였다. 이에 학회 창립에 관심이 깊은 이들이 여러 차례 협의하여 규약을 마련하고 임원회를 조직하여 오늘에 이른 것이다. 아무쪼록 여러분께서 학회 창립에 흔쾌히 참여하시기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2002년 2월
창립 준비 위원 일동